#장면1-'시그너스'의 위엄
2020년 6월25일 밤. 6.25 전쟁이 일어난지 꼭 70년째 되는 이날 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최신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하와이에서 유해 147구를 모셔온 비행기다. 이들의 여정을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했다.
#장면2-미디어파사드와 드론
시그너스 동체에 영상이 투사됐다. 일명 '미디어파사드'다. 유해를 모셔온 비행기 기체 위에 호국영령을 기리는 영상이 펼쳐졌다. 행사 중 밤하늘에는 드론들이 별처럼 새겨졌다. 군인, 태극기를 형상화했다. 어둠이 감동을 더했다.
#장면3-'늙은 군인의 노래'
각각 다른 군복을 입은 육·해·공군 장병들이 유해를 품고 시그너스에서 내렸다. 유해가 안치되는 동안 '늙은 군인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등 가사였다. 조총이 아닌 조포 21발이 발사됐다. 국가원수급 예우다.
#장면4-떨리는 노병의 목소리
"충성. 신고합니다. 이등중사 류영봉 외 147명은 2020년 6월 25일을 기하여 조국으로 복귀 명을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참전용사 류영봉씨(88)의 복귀신고. 7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같은 부대 전우들을 대신한 그의 목소리는 긴장한듯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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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배훈식 기자 =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국군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2020.06.25. dahora83@newsis.com |
이날 행사는 '영웅에게(Salute to the Heroes)'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복귀작'이다. 곳곳에서 '역시'라는 탄성이 나왔다.
가장 눈길을 끈 미디어파사드는 탁 비서관이 이미 선보인 바 있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다. 그때도 밤이었다. 판문점 '평화의 집' 건물을 활용해 미디어파사드를 보여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환송했다.
이번 행사는 6.25 행사 최초로 일몰 후 열렸다. 미디어파사드와 드론을 선보이기에 '딱'이었다.
일몰 후 행사 배경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옥외에서 행사를 치를 경우 고령의 참석자, 참전용사들에게는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며 "여기에 우천 관계로 격납고에서 일몰 후에 치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배경이 어찌됐건 탁 비서관의 '구상'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됐다.
6.25 전쟁은 국가적 트라우마다. 특히 전쟁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들의 상처가 깊다. 최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약을 설치해 폭파하는 '전쟁방식'을 보여주며 그 상처를 건드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만큼은 이들에게도 위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밤하늘에 새겨진 군인, 태극 문양 드론들은 이념을 뛰어넘는 의미를 부여했다.
시선을 끌고, 또 잡아두는 행사였다는 평가다. 6.25 전쟁 희생자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June 27, 2020 at 04:3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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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영상뜨자 '와~', 밤하늘 수놓은 드론에 무릎 '탁'…떠오른 인물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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