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태국 국왕 비행기가 38대라고요?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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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실이 제트기 등 비행기를 38대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태국 야당이 공론화하며 왕실(王室) 사치벽에 정면 도전하기 시작했다. 왕실 모독죄를 최대 징역 15년 중벌로 다스리는 등 왕실 권위가 막강한 태국에서 왕실 개혁 이슈를 공공연히 꺼낸 것이다.

17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태국 야당은 지난달부터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왕실 지출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왕실이 보잉 항공기 4대, 에어버스 항공기 3대, 러시아산 수호이 항공기 3대, 노스럽 F5-E 제트기 4대, 헬리콥터 21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 달에 취항하는 3대를 포함하면 왕실 소유 비행기가 모두 38대에 달한다.

항공기 구입비를 제외하고 연료비, 유지 보수비 등에만 1년에 20억바트(약 750억원) 정도의 예산이 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한 해 예산 90억바트(약 3400억원)의 20% 이상을 비행기에 투하하고 있는 것이다.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의 비행기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자신이 비행기와 헬리콥터 조종 자격을 가지고 있다. 왕비가 있는데도 지난해 7월 조종사 출신으로 왕실 근위대에 근무해 온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를 ‘국왕 배우자’로 임명하기도 했다.

태국에선 코로나 대처 미흡과 각종 부패 사건으로 최근 반(反)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 소속 따나똔 주앙롱루앙낏 의원은 “올해 태국 경제성장률은 잘해야 마이너스 8%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에 쓸 돈이 절실한데 왕실이 부리는 사치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