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제트여객기 카미트는 창문이 네모 형태다. [사진 한국공항공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5/df18591a-9922-4556-97c6-81ba19b50ad5.jpg)
최초의 제트여객기 카미트는 창문이 네모 형태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당시 항공 여행은 부유층의 전유물이다시피 했기 때문에 유리창도 풍경이 잘 보이는 네모 형태로 크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왜 사각 유리창이 원형으로 바뀐 걸까요.
50년대 초·중반 제트기 창문은 네모
터보제트 엔진 4기를 장착하고 40여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카미트는 1949년 개발돼 1952년 5월 BOAC(영국해외항공회사)의 런던~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노선에 첫 취항을 했습니다. 이 카미트의 창문이 네모였습니다.
![추락한 카미트 동체 모습. 네모 모양의 창문이 보인다. [사진 한국공항공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5/5746315a-3443-4bc7-9a80-e24317892988.jpg)
추락한 카미트 동체 모습. 네모 모양의 창문이 보인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초기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1953년 5월 2일 인도의 캘커타공항을 이륙하는 도중 공중에서 기체가 분해되는 사고가 일어나 승객 43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이듬해 1월 10일에는 이탈리아 로마를 출발해 런던으로 가던 비행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폭발해 탑승자 35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첫 번째 사고부터 원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명확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사이 1954년 4월 8일 로마를 떠나 이집트 카이로로 가던 같은 기종의 남아공항공 여객기가 또다시 지중해에 추락해 2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초 제트여객기 카미트 세 차례 추락
![창문 모양에 따른 모서리 압력 비교. 붉은 색이 압력이 높은 곳이다. 모서리가 둥글수록 압력이 골고루 분산된다. [출처 쿠오라(quora)]](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5/6a738e23-d19d-4ec1-852c-7355448d99a1.jpg)
창문 모양에 따른 모서리 압력 비교. 붉은 색이 압력이 높은 곳이다. 모서리가 둥글수록 압력이 골고루 분산된다. [출처 쿠오라(quora)]
네모난 창문 모서리에서 시작된 균열이 주변 동체로 퍼져나간 걸 발견한 겁니다. 그 이유를 분석하다 발견한 현상이 '피로 파괴(Fatigue Crack)'인데요. 대한항공 항공기기술팀에 따르면 피로 파괴는 특정 재료에 반복적으로 하중이 가해지면 당초 계획했던 응력보다 낮은 응력을 가해도 부서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사각 창문과 피로 파괴는 어떤 관련이 있었던 걸까요. 이 관계를 설명하려면 '여압'이란 개념부터 알아야 하는데요. 여압은 승객들을 위해 여객기 내의 공기 압력을 높여 지상의 기압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는 걸 말합니다.
네모난 창문 모서리에 팽창 압력 집중
문제는 이렇게 하면 여객기 외부와 내부의 압력 차만큼 여객기 동체를 팽창시키려는 힘이 작용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힘이 여객기 동체에 고르게 전달되는 게 아니라 창문과 같이 동체의 형상이 달라지는 부분에 집중되는 '응력 집중(Stress Concentration)'이 생기게 되는데요. 한마디로 스트레스가 계속 창문에 집중된다는 의미입니다.
![둥근 유리창은 응력 집중에 따른 피로 파괴를 줄여준다. [사진 한국공항공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5/5d56e82c-7f6a-45ee-830c-66f1f1352394.jpg)
둥근 유리창은 응력 집중에 따른 피로 파괴를 줄여준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이 같은 응력 집중은 여객기가 비행할 때마다 창문에 반복해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당초 창문을 설계할 때 고려했던 힘보다 낮은 힘이 가해져도 부서지는 '피로 파괴'가 생긴다는 겁니다.
창문 주위에서 균열 시작...피로 파괴
응력 집중을 최소화해 피로 파괴를 막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창문 모서리 부위를 최대한 둥글게 만들어서 응력이 골고루 분산되도록 하거나, 아니면 모서리 부위의 두께를 더 두껍게 하는 겁니다.
![요즘 항공기는 모두 둥근 유리창을 적용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5/21fed2d8-7ff7-4a01-89ce-0a48cb0919ef.jpg)
요즘 항공기는 모두 둥근 유리창을 적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기는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동체를 가볍게 만들어야 하므로 두께를 강화하는 대신 창문을 둥글게 만드는 방식이 채택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카미트 사고 이후 제작된 항공기들은 둥그런 창문을 달게 된 겁니다. 여객기의 창문에도 이런 안타까운 사고와 정교한 과학 기술이 혼합되어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September 25,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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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비행기 창문도 스트레스 받는다…세번의 추락이 바꾼 '둥근 창' - 중앙일보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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