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개장 첫해 2014년 1만5천명 찾아…젊은 층 애국심 고취 목적"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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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지붕에 커다란 비행기를 왜 느닷없이 건물 지붕 위에 올려놨을까?'
지난 24일 러시아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사트-고라제' 기술박물관을 지나던 중 건물 위에 놓인 대형 비행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에따블라디] 지붕에 올라간 비행기…옛소련 향수 자극 애국심 고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AKR20200925157100096_10_i.jpg)
날개가 두 개인 복엽기로 1만8천대 이상이 생산됐으며 많은 동유럽 국가가 애용했던 기체다.
소음이 적고 몸통 기체도 가벼워 농약 살포용뿐만 아니라 의료와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였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은퇴했어야 할 기체가 박물관 홍보를 위해 비좁은 건물 지붕 위에 올라 이따금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신세가 돼 버렸다는 사실에 조금은 처량해 보이기도 했다.
![[에따블라디] 지붕에 올라간 비행기…옛소련 향수 자극 애국심 고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AKR20200925157100096_11_i.jp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금은 손님이 별로 없지만, 2014년 개관 첫해에만 약 1만5천명이 박물관을 찾았으며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클럽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박물관 곳곳에는 옛 소련의 향수가 깃든 각종 제품이 즐비하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타자기를 비롯해 옛 소련 시절 흑백텔레비전(TV)과 오디오,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당시 국민들이 사용했던 제품들이 이제는 골동품처럼 먼지 쌓인 채 보관돼있다.
공산주의의 대표적인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의 흉상도 한편에 놓여 있다.
2차 세계대전(1939년∼1945년) 당시 독일군에 대적해 명성을 떨쳤던 소련군의 상징 T-34 탱크를 비롯해 비교적 최신 전차로 알려진 T-80까지 박물관은 옛 소련에 대한 추억을 나타낼 수 있는 물품이라면 가리지 않고 전시하고 있다.
![[에따블라디] 지붕에 올라간 비행기…옛소련 향수 자극 애국심 고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AKR20200925157100096_12_i.jpg)
미국과 치열하게 냉전 시대 경쟁을 벌였던 소련은 1991년 12월 지구상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그해 12월 25일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직 사임을 발표하고 그 이튿날 소련최고회의(의회격)가 연방 해체에 관한 선언을 채택하면서다.
러시아는 세계 곳곳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국가 중 한 곳이지만 최근 몇 년간 서방의 각종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탓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 박물관에 전시된 옛 물품들을 바라보면서,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자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다퉜던 초강대국의 향수를 위안거리로 삼는 듯도 했다.
![[에따블라디] 지붕에 올라간 비행기…옛소련 향수 자극 애국심 고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AKR20200925157100096_13_i.jpg)
군사 애국클럽은 올해 러시아의 주요 기념일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한창인 지난 6월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제2차대전 승리 75주년 기념 거리 퍼레이드에는 기술박물관 차량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에따블라디] 지붕에 올라간 비행기…옛소련 향수 자극 애국심 고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AKR20200925157100096_05_i.jpg)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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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8, 2020 at 05:0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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