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탑승교가 있는 접현주기장에 서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2a86b93a-2d15-4e70-bfad-11eab44ccd5c.jpg)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탑승교가 있는 접현주기장에 서있다. [중앙포토]
이렇게 비행기에 탑승 또는 도착 때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걸 항공에서는 흔히 '리모트(Remote)'라고 부릅니다. '멀리 떨어진' 정도의 의미를 지난 단어인데요. 실제로 이런 리모트가 이뤄지는 곳이 바로 '원격주기장' 입니다.
탑승구를 나가면 탑승교(보딩 브릿지)가 이어지고, 이를 통해 곧바로 비행기에 탈 수 있는 주기장은 '접현주기장'이라고 부릅니다. '탑승교 주기장'으로도 불립니다. 출발이든 도착이든 승객 입장에서는 사실 이 접현주기장이 훨씬 편하게 느껴질 텐데요.
버스로 이동해 비행기타는 '리모트'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는 원격주기장. [에탄스포토 블로그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0ba07b3b-a14c-4b05-9b7b-657e7b674fee.jpg)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는 원격주기장. [에탄스포토 블로그 캡처]
인천공항의 경우 주기장 배정은 대한항공 등 국적사는 운항 하루 전에 하고, 외국항공사는 정기편은 한 달 전, 부정기편은 운항 하루 전에 하는데요. 계류장운영팀이 담당합니다. 이때 항공사가 제출해 국토교통부에서 승인받은 항공기 운항계획과 특별 요청 사항 등을 반영합니다.
주기장을 배정하는 우선순위는 첫째 3시간 이내 연결(턴어라운드, Turnaround) 편입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승객을 내린 뒤 급유·기내식 탑재 등 지상조업과 승객 탑승을 마치고 곧바로 출발하는 항공편입니다. 그다음이 출발 편이고 세 번째가 도착 편입니다.
출·도착 연결 편, 주기장 우선 배정
기체가 큰 만큼 급유나 정리 등에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등급이 높을수록 사용시간도 더 많이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출발 편의 경우 F급은 90분, E급 80분, C급은 60분이 기준입니다. 도착 후 출발까지 주기장을 연이어 사용하는 연결편은 C급이 2시간 25분이지만 F급은 3시간 40분이 제한시간입니다.
![항공기가 주기장에 도착하면 급유 등 지상조업이 이뤄진다. [강갑생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b77c18a9-0161-4c0b-a9a7-eacb7bf252f2.jpg)
항공기가 주기장에 도착하면 급유 등 지상조업이 이뤄진다. [강갑생 기자]
인천공항은 또 탑승구가 제1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제2 여객터미널로 나뉘어 있고 이를 이용하는 항공사들이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주기장 배정 역시 이를 따르는데요. 제1 터미널은 아시아나항공과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외항사, 원월드 소속 항공사, 그리고 제주항공과 진에어 일부가 이용합니다.
탑승동은 국적 및 외항사 중 저비용 항공사(LCC) 등이, 제2 터미널은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 등 스카이팀 11개사가 우선 배정됩니다. 여기까지가 주기장 배정의 원칙입니다. 그럼 탑승교가 있는 접현주기장과 '리모트'를 하는 원격주기장으로 나누는 건 어떤 기준일까요.
정시 운항에 편수 많은 항공사 유리
또 여러 이유로 회항하는 항공기는 여객 편의를 위해 접현주기장에 우선 배정하고, 장애인 승객이 탑승한 항공기도 접현주기장 배정을 요구하는 경우 먼저 반영한다고 하는데요.
![인천공항은 탑승구가 3개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 인천공항]](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7e6eeb23-887d-493a-a14a-bed414802192.jpg)
인천공항은 탑승구가 3개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 인천공항]
그런데 사실 현장에서는 이런 기준과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수시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박희태 팀장은 "하루 전에 배정했던 주기장 계획이 당일 날 바뀌는 비율이 40%가 넘는다"고 말합니다.
앞선 비행기 출발 늦어지면 리모트행
피크타임에는 사용 가능한 탑승교 주기장이 모자라기 때문에 인근의 다른 게이트를 배정해주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결정은 기장이 하게 되는데요.
당초 배정받은 주기장이 20~30분 이내에 비워진다고 하면, 유도로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더 오래 기다려야 할 상황이 되면 하는 수 없이 원격주기장으로 가기도 하는데요.
![접현주기장에는 등급별 항공기가 정치해야할 위치가 정해져 있다. [사진 인천공항]](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ebeba639-74d6-45c5-9e42-90152d7db615.jpg)
접현주기장에는 등급별 항공기가 정치해야할 위치가 정해져 있다. [사진 인천공항]
이렇게 계획에 없이 원격주기장으로 가게 되면 승객을 이동시킬 버스와 각종 조업 장비를 준비하느라 30분 정도 시간이 지체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장 입장에서는 조금 기다렸다가 접현주기장으로 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탑승교 주기장별 사용 가능 항공기 달라
아무 비행기나 보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새로 출시된 항공기의 엔진과 탑승교 거리가 너무 가까워 안전거리(1.5m)를 맞추지 못해 주기장을 못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신형 비행기는 엔진과 탑승교 거리가 너무 가까워 안전문제 탓에 접현게이트를 못쓰기도 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02/1af100da-0769-41b6-9aa2-2c041cbd2425.jpg)
신형 비행기는 엔진과 탑승교 거리가 너무 가까워 안전문제 탓에 접현게이트를 못쓰기도 한다. [중앙포토]
또 한가지는 지상조업사가 다른 경우입니다. 지상조업은 급유와 수하물 운반·탑재 등 비행기 출발과 도착 때 필요한 작업 등을 말합니다. 인천공항에는 모두 6개의 지상조업사가 각 항공사와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인데요.
박희태 팀장은 "조업사 마다 사용하는 장비의 종류와 연식이 다르다"며 "항공사가 바뀌면 이들 장비로 지상조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조업사가 다른 경우 접현주기장이 비어있어도 배정할 수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여러 원칙과 기준, 그리고 어려운 현장 여건을 거론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돌발 상황과 변수가 생긴다는 게 인천공항 얘기입니다. 김포공항을 비롯한 다른 공항도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리모트가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이해하면 어떨가 싶습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October 02,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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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내 비행기는 왜 버스타고 멀리 가서 탈까?...탑승구 배정의 원칙 - 중앙일보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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