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모든 항공기는 관제사의 승인을 받아야만 합니다. 관제사와 항공기 조종사 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인천공항 관제사들이 근무하는 높이 100m의 관제탑은 평소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보호구역입니다. 이 때문에 일반인이 관제 절차를 직접 경험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마침 좋은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관제만 체험하는 게 아니라 여객기 조종까지 경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7월 5일에 개관한 국립항공박물관에서입니다. 김포국제공항(서울 강서구) 옆에 들어선 이 박물관은 연면적 1만 8600㎡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약 7000점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특히 항공박물관은 체험과 교육 관련 시설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조종·관제 체험관'은 관제사와 조종사 역할을 연동해서 경험할 수 있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시설이라고 합니다.
인천공항 관제탑을 재현해놓은 관제실에서는 전면 스크린을 통해 인천공항 내 항공기 이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각종 모니터를 통해 비행기 관제 현황도 한눈에 파악 가능한데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바로 옆에 있는 B747 조종체험시설(시뮬레이터)의 조종사와 서로 교신을 하며 실제처럼 항공기 관제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하네요. B747 시뮬레이터는 기존 제품을 사들이는 대신 박물관 측에서 직접 제작한 것으로 실제 B747 조종실과 거의 동일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VR과 실제 장비를 결합해 행글라이딩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경비행기 조종도 해볼 수 있습니다. 유사시 비상착륙 등을 대비한 안전훈련도 받을 수 있는데요. 긴급탈출용 미끄럼대를 타고 비상탈출을 하는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항공의 역사를 관통하는 전시품도 많은데요. 대표적인 것이 1922년 조선인으로 우리나라의 하늘을 최초로 비행한 항공독립운동가 안창남 선생이 몰았던 '금강호' 입니다. 날개가 두겹인 복엽기로 플라스틱 모델을 만드는 국내 벤처회사가 적극적으로 복원에 나서준 덕에 전시가 가능했다는 후문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운 한인 비행학교에서 훈련기로 사용했던 2인승 복엽기인 '스탠더드 j-1'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박물관의 윤태석 학예연구본부장은 "B747 동체를 본 관람객들이 생각보다 기체가 두껍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고 소개합니다. 처음엔 내부를 델타항공으로 꾸몄으나 대한항공에서 관련 기자재를 지원해 대한항공 좌석 등으로 바꿨다고 하네요.
박물관은 연간 관람객을 150만명 규모로 계획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인해 하루 6회 시간당 20명씩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8월 예약은 이미 완료됐을 정도로 인기라고 하는데요. 국립박물관답게 관람은 무료입니다.
박물관은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고 하는데요. 우선 제트엔진 모양을 본떠 지은 박물관의 옥상에 전망시설을 만들어 인근 김포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여객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최 관장은 "김포공항 등 박물관 인근의 인프라 역시 또 하나의 유물이자 전시품"이라고 말합니다.
항공에 관심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항공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정규심화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19 탓에 위축된 요즘 항공박물관에서 항공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며 각종 체험을 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듯싶습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August 06, 2020 at 01:0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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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블랙이글 타고 비행기 관제까지···누구든 다 해볼수 있는 '이곳' -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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