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항공박물관은 당초 올해 5월 말 개관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관이 미뤄졌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 제2차 항공정책기본계획에 박물관 설립 계획을 반영했고, 2015년 사업에 착수했다. 설계 등 각종 절차를 거쳐 2017년 9월 착공했다.
시작은 다른 나라보다 늦었던 한국이 세계 6위의 항공운송국으로 성장한 역사와 미래 항공 산업의 모습을 담아보자는 취지로 건설이 계획됐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 면적은 총 7128㎡다. 이 가운데 관람 공간이 60%(4325㎡), 체험교육 공간이 35%(2429㎡), 창고 등 기타 공간이 5%(374㎡)이었다.

박물관의 3분의 1은 ‘비행 체험 시설’로 채워져 있다.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 조종사 시점에서 비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블랙이글 탑승 체험’ 기기가 대표적인 체험 시설이다. 눈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좌석에 앉으니 기구가 상하좌우로 빙글빙글 돌면서 블랙이글 탑승 체험이 시작됐다. VR 영상 속에서 서울 공항을 360도 도는 곡예비행을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사람에 따라 심한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이 시설은 1회 탑승 비용이 3000원으로,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물관에 구비된 첨단 체험시설은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이 하기에도 흥미로웠다. 서 팀장은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이 항공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미래의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재미있는 체험 시설을 구비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면서 "놀이공원의 VR 놀이기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들을 보관하는 것 만큼 방문객들에게 ‘항공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시정부부터 6·25 전쟁 때 사용했던 비행기까지
전시 시설은 100년 한국 항공의 역사를 꼼꼼히 보존했다. 1층과 2층을 걷다보면 천장에 매달려 있거나 바닥에 주차된 비행기가 총 13대 보였다. 한국 항공 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오래된 비행기들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비행학교에서 훈련기로 사용했던 ‘스탠더드 J-1’의 복원품이 있었다. 1916년 미국에서 제작된 스탠더드 J-1은 미국 육군·해군 항공대가 사용했던 훈련기다. 한인비행학교에서는 이 비행기 모델의 날개에 태극 문양을 붙여 썼다.
실제 한인비행학교에서 사용됐던 비행기는 미국의 어느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이 실제 스탠더드 J-1 대신 복원품을 전시한 이유는 가격 탓이었다. 서성훈 국립항공박물관 전시기획팀장은 "미국에 보존돼 있던 스탠더드 J-1를 가져오려 했지만, 보유자가 처음에는 3억5000만원을 제시하다 갑자기 가격을 9억원까지 올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정교한 복원품을 제작했다"면서 "실제 J-1과 같은 크기의 당장 날 수 있는 수준의 고품질로 제작했으며 수차례 검토 끝에 성능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June 21, 2020 at 09: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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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VR로 전투기·행글라이더 타는 국립항공박물관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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